안진선 개인전: 울렁거리고 움직이고 멈춘
무음산방
2023년 2월 7일 ~ 2023년 2월 19일
안진선 작가 개인전 《울렁거리고 움직이고 멈춘》이 2월 7일부터 2월 19일까지 무음산방에서 열린다.
안진선은 도시에서 느낀 불안을 일상에서 찾은 재료를 통해 표현한다. 울렁이는 천과 이를 받치는 다리, 길고 단단하게 선 받침,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지관,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판의 배열로 구성된 공간은 공사장이나 도로에서 본 풍경을 닮았다. 도시에서 관찰되는 건축 재료의 무게감과 소란함은 자연스레 불안을 길러낸다. 도시가 아닌 곳 또는 작은 도시에서 떨어져 나와 더 큰 도시에 속하게 될 때 그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공물은 이전에 없던 당혹감을 준다. 여기서 말하는 인공물이란, 형태를 갖춘 건축 자재, 조경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으로 교착되어야만 하는 도시 생태계가 지닌 삶의 조건까지 일컫는다. 안진선은 이처럼 도시에서 느끼는 유무형의 불안을 도시에 놓인 특수한 재료에 대입해 상상하고, 이를 가볍고 쉽게 움직이는 소재로 치환함으로써 안정감이 부재한 불안의 감각을 살핀다.
안정감이 뒤틀어진 이곳은 파편적인 모양들을 집결시켜 불안의 감각을 길러내는 하나의 장면이 되어 간다. 공간의 상하좌우 면적을 정확히 계산하고 그곳에 놓일 것 사이의 거리를 따진 뒤 소재와 크기, 위치를 결정한 물체들이 놓여 있다. 가벼워 보이는 갈색의 지관통, 시멘트와 철근의 색을 닮은 받침대, 회색 조의 도로를 흉내 내는 천과 다리, 미끈하고 불투명한 함석판. 도시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재료의 색과 형태는 이곳에 놓인 물체 위에서 섞이고 섞이며 기존의 것과 조금씩 어긋난다. 이곳을 바라보는 시선은 들리는 소리나 보이는 형태, 느껴지는 진동 등의 여러 요소 중 먼저 인지되는 것에서 후에 인지되는 것으로 흐름을 만들며 이어진다. 산재한 모양들을 넘어 올라가고 내려가는 시선, 물체 사이에 몸을 구겨 넣는 행위, 사방에 귀를 기울이는 몸짓이 자연스레 솟아난다.
미세한 움직임으로 채워진 이 공간은 안진선이 도시에서 느낀 불안을 이곳에 온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이하기 위한 세팅이다. 불안이 시작된 이후, 그것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이전으로 돌아가기란 어렵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의 순환은 불안을 그저 지속시킨다. 글씨를 써 붙이거나 소리 내어 말하며 직설적으로 경고하는 일과 달리, 불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머릿속에 스며든다. 이러한 구조는 어쩌면 불안이란 사실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진선은 자신이 느낀 감각을 이곳에 온 이에게 전이함으로써 그 사실에 대해 발화하고 있다. 전시 서문 발췌(글: 김진주)
작가 소개
안진선(b.1996)은 성신여자대학교 조소전공 학부를 졸업했다. 사회적 불안감으로부터 시작된 고민을 하면서 설치와 공간을 만든다. 일상 속에서 문득 느껴지는 진동과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 형태를 만들어간다. 도시를 중심으로 불안의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점에서 관찰한다. 주요 참여 단체전으로《울렁거리고 움직이고 멈춘》을 포함해 《Fluid Floor》(Boloc, 2021),《Serials》(레인보우 큐브, 2021),《조소된 건설》(SeMA 창고, 2021), 《오늘들》(킵인터치, 2021), 《Three Dimensional Time》(art space grove, 2019),《작은 신화》(더 갤러리, 2017) 등이 있다.
참여 작가: 안진선
서문: 김진주
디자인: 오연진
사진: 고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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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휴관
수요일 13:00 - 19:00
목요일 13:00 - 19:00
금요일 13:00 - 19:00
토요일 13:00 - 19:00
일요일 13:00 - 19:00
휴관: 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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